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이 나와도 땅은 바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밭과 길, 학교 가는 지름길 아래에 지뢰와 터지지 않은 폭발물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그 땅을 다시 걸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 일을 인도적 지뢰 제거(humanitarian demining)라고 부릅니다. 이 글은 군대가 싸우면서 지뢰를 치우는 일과 무엇이 다른지, 땅을 어떤 순서로 돌려주는지, 1980년대 말에 시작된 이 일이 국제 규칙과 함께 어떻게 자랐고 지금 무엇이 남았는지를 따라갑니다.

길을 여는 일과 땅을 돌려주는 일

"지뢰 제거"라는 말은 하나지만 목적은 둘입니다. 유엔 지뢰행동조정국(UNMAS)은 지뢰 제거를 군사적 제거와 인도적 제거로 나눕니다.

군사적 제거는 분쟁 중에 병사들이 나아갈 안전한 길을 내는 일입니다. 진격하거나 물러날 때 꼭 지나야 할 통로를 막는 지뢰만 치웁니다. 길 양옆에 남은 지뢰는 그 순간의 목적 밖에 있습니다.

인도적 제거는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민간인이 폭발물 걱정 없이 집과 일상으로 돌아오도록 땅을 치우는 것이 목적입니다. 바라는 것은 마을 단위에서 평화와 안전을 되찾는 일입니다.

두 칸 비교 도표. 왼쪽 군사적 제거 칸에는 빗금 친 위험 지역 가운데로 좁은 길 하나만 뚫려 있고 화살표가 위로 향하며, 길 양옆에 위험이 그대로 남았다는 표시가 있다. 오른쪽 인도적 제거 칸에는 구역 전체가 초록색으로 비워져 집 두 채와 밭이 그려져 있다. 아래에 각각 분쟁 중, 싸움이 끝난 뒤라고 적혀 있다
같은 '지뢰 제거'라도 군사적 제거는 나아갈 길만 열고, 인도적 제거는 사람들이 돌아올 땅 전체를 되돌려 줍니다 (도표)(도표)

눈 온 날로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군사적 제거는 현관까지 삽으로 한 줄 길을 내는 일이고, 인도적 제거는 마당 전체를 다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게 만드는 일입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지뢰는 눈처럼 봄이 와도 녹지 않고, 어디에 남았는지부터 찾아내야 합니다.

지뢰 행동의 다섯 기둥

땅에서 지뢰를 걷어 내는 일은 큰 그림의 한 조각입니다. 유엔은 지뢰와 전쟁 잔류 폭발물(explosive remnants of war)에 맞서는 일을 묶어 지뢰 행동(mine action)이라 부르고, 이를 다섯 기둥으로 나눕니다.

  • 제거: 정해진 구역에서, 또는 정해진 깊이까지 모든 폭발물을 없애거나 파괴합니다. 조사, 지도 만들기, 지뢰 지대 표시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 위험 교육: 홍보, 교육과 훈련, 마을과의 연락으로 사람들이 폭발물에 다칠 위험을 줄입니다.
  • 피해자 지원: 의료, 신체 재활, 심리사회적 지원, 사회 통합으로 피해자의 필요와 권리를 돌봅니다.
  • 옹호: 지뢰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제 협정에 모든 나라가 참여하도록 권합니다.
  • 비축분 파괴: 창고에 쌓아 둔 폭발물을 없애고, 남은 것은 알맞게 보관하고 점검하도록 돕습니다.

위험 교육이 노리는 것을 보면 이 일 전체의 방향이 보입니다. 사람이 안전하게 살 수 있을 만큼 위험을 낮추고, 폭발물 오염에 발이 묶이지 않고 경제와 사회가 다시 돌아갈 환경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피해자 지원은 좋은 일을 넘어, 대인지뢰 금지 협약 당사국이 져야 하는 의무이기도 합니다.

창고 쪽 숫자도 작지 않습니다. UNMAS는 비축된 지뢰가 실제로 땅에 묻힌 지뢰보다 많다고 설명합니다. 당사국들이 지금까지 파괴한 비축 대인지뢰는 자료에 따라 5,300만 개 또는 5,500만 개가 넘습니다.

땅을 돌려주는 순서

의심되는 땅을 전부 한 뼘씩 파 보면 어떨까요? 시간과 돈이 끝없이 듭니다. 국제 지뢰 행동 표준(IMAS) 07.11은 폭발물 오염에 대응하는 데 귀하고 한정된 자원이 든다고 보고, 그 자원으로 가장 큰 결과를 내는 주된 방법으로 토지 반환(land release)을 둡니다.

토지 반환은 증거로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먼저 위험이 의심되는 지역을 찾고, 그다음 길이 셋으로 갈립니다.

  • 비기술 조사: 땅을 건드리지 않고 자료를 모아 분석합니다. 폭발물의 증거가 없다는 결론이 나면 그 땅은 "취소"됩니다.
  • 기술 조사: 땅이나 물체를 직접 조사해 자료를 모읍니다. 증거가 없다고 확인된 부분은 "축소"됩니다.
  • 제거: 오염이 확인된 땅에서 정해진 폭발물을 정해진 깊이까지 모두 없애거나 파괴합니다.
흐름 도표. 왼쪽의 위험 의심 지역에서 화살표 세 개가 비기술 조사, 기술 조사, 제거로 갈라지고, 각각 취소된 땅, 축소된 땅, 제거된 땅을 거쳐 오른쪽의 반환된 땅으로 모인다. 아래 상자에 어느 길이든 요구되는 확신의 수준은 같고, 새 증거가 나오면 다시 조사하며, 잔여 위험이 남는다고 적혀 있다
국제 지뢰 행동 표준 IMAS 07.11의 토지 반환을 단순하게 옮긴 것입니다. 땅은 취소, 축소, 제거의 세 길로 돌아갑니다 (도표)(도표)

표준에는 이런 예가 실려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구덩이나 옛 보고서 같은 간접 증거로 의심 지역에 오른 곳이라도, 몇 해 동안 농사를 지어 온 것처럼 사람이 안전하게 써 온 증거가 있으면 뒤에 취소될 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단 드론으로 내려다보는 것은 땅을 건드리는 조사로 치지 않습니다.

세 길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느슨한 것은 아닙니다. 땅에 폭발물이 없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하는 정도는 취소든 축소든 제거든 늘 같습니다. 과정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도 않아서, 새 증거가 나오면 조사와 제거를 되풀이합니다.

그래도 위험이 0이 되지는 않습니다. 모든 합리적 노력을 기울인 뒤에도 남는 위험을 표준은 잔여 위험(residual risk)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는 주민과의 꾸준한 소통이 늘 따라붙습니다.

이 일을 하는 쪽도 여럿입니다. 비정부기구, 회사, 나라의 지뢰 행동 팀이 하고, 인도적 지뢰 제거에 나선 군 부대도 합니다.

198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된 일

1980년대까지는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이 분쟁 뒤 버려진 지뢰와 전쟁 잔류 폭발물에 죽거나 다쳤습니다. 제네바 국제 인도적 지뢰 제거 센터(GICHD)의 20주년 책이 그린 그 시절의 모습입니다. 이 무기들은 구호 활동과 분쟁 뒤의 복구도 가로막았습니다.

변화는 1988년에 왔습니다.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 조정실이 처음으로, 민간인이 하는 인도적 지뢰 제거 활동을 위해 기금을 호소했습니다. 그 뒤 앙골라, 캄보디아, 모잠비크 같은 나라에서도 유엔 기구들이 지뢰 제거 지원을 맡았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이 일을 받칠 기관이 생겼습니다. UNMAS는 스스로 1997년에 세워졌다고 소개합니다. 1997년 12월 오타와에서 대인지뢰 금지 협약이 서명될 때 스위스가 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고, GICHD는 넉 달 뒤인 1998년 4월 28일 제네바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일을 같은 말로 하기 위한 표준도 뒤따랐습니다. 국제 지뢰 행동 표준의 개발은 1999년에 시작됐고, 토지 반환에 관한 표준은 2009년에 채택됐습니다.

규칙이 생기다: 오타와 협약과 CCW

규칙은 두 갈래로 자랐습니다. 하나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onvention on Certain Conventional Weapons, CCW)입니다. 1980년에 처음 만들어질 때 이 협약에는 의정서 셋이 있었고, 그 가운데 제2의정서가 지뢰·부비트랩·기타 장치를 다뤘습니다.

1996년에는 개정 제2의정서가 채택됐습니다. 이 무기를 쓴 분쟁 당사자는 분쟁이 끝난 뒤 지뢰 등을 없애야 하고, 놓은 곳의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탐지할 수 없는 대인지뢰는 쓰지 못합니다.

2003년에는 제5의정서가 더해졌습니다. 특정 무기 하나가 아니라 모든 전쟁 잔류 폭발물의 위협을 줄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분쟁이 끝나면 자기 영토의 잔류 폭발물을 표시하고 치워야 하며, 군이 쓴 폭발물의 자료를 기록해 두었다가 그 지역을 관할하는 쪽과 제거·위험 교육 기관에 나눠야 합니다.

다른 갈래가 대인지뢰 금지 협약, 흔히 오타와 협약이라 부르는 조약입니다. 1997년 9월 18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채택됐고, 같은 해 12월 3~4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서명이 열렸으며, 1999년 3월 1일 발효했습니다. 협약은 대인지뢰를 사람의 존재나 근접, 접촉으로 터지도록 설계되어 한 명 이상을 무력화하거나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지뢰로 정의합니다.

가로 연표. 1980년 CCW가 지뢰를 다루는 제2의정서를 포함한 세 의정서로 만들어짐, 198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 인도적 지뢰 제거를 위한 첫 유엔 호소, 1995년 실명 레이저 무기에 관한 제4의정서와 1996년 개정 제2의정서, 1997년 대인지뢰 금지 협약 채택(오슬로)·서명(오타와), UNMAS 설립, ICBL과 조디 윌리엄스의 노벨 평화상, 1998년 GICHD 설립과 1999년 협약 발효(3월 1일)·IMAS 개발 시작, 2003년 CCW 제5의정서와 2009년 토지 반환 IMAS, 2026년 크로아티아의 제거 의무 완료(32개 당사국)
지뢰 행동과 그 규칙의 주요 연도. 유엔 기구, 조약 기구, GICHD 자료에 적힌 날짜만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제거에 관한 약속은 제5조에 있습니다. 당사국은 자기 관할의 지뢰 지대에 있는 대인지뢰를 되도록 빨리, 늦어도 협약이 그 나라에 발효한 뒤 10년 안에 파괴해야 합니다. 그 안에 끝낼 수 없으면 최대 10년까지 기한 연장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창고의 비축 지뢰는 제4조에 따라 가입 뒤 4년 안에 파괴해야 합니다.

협약이 채택된 1997년, 노벨 평화상은 국제 지뢰 금지 운동(ICBL)과 조디 윌리엄스에게 함께 돌아갔습니다. 수상 이유는 대인지뢰의 금지와 제거를 위한 일이었습니다.

아직 남은 일

끝을 본 나라도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2026년 3월 제5조 의무를 다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크로아티아 쪽 설명으로는 거의 30년 동안 지뢰 거의 10만 7,000개와 불발탄 47만 개를 찾아 파괴했습니다. 크로아티아까지 합쳐 이 의무를 마친 당사국은 32개입니다.

끝이 멀어 보이는 곳도 많습니다. 기한을 연장받은 당사국 가운데 몇몇은 수십 년째 제거를 하고도 몇 해가 더 걸립니다. 제거를 마쳤다고 밝힌 당사국 여럿이 몰랐던 지뢰 지대를 새로 찾았거나, 새로 지뢰가 묻히는 일을 겪고 있습니다.

사람의 피해도 줄지 않았습니다. 2025년 12월 유엔 뉴스는 「Landmine Monitor 2025」가 2024년의 지뢰·전쟁 잔류 폭발물 사상자를 6,279명으로 기록했으며 4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사상자의 90%가 민간인이었고, 거의 절반이 어린이였습니다.

대인지뢰 오염은 적어도 57개 국가와 그 밖의 지역에 걸쳐 있고, 그 가운데 32곳이 협약 당사국입니다. 나아진 것도 있습니다. 오만은 2025년에 제거를 마쳐 2020년 뒤 처음으로 끝낸 당사국이 됐고, 오염된 당사국의 절반 넘게가 지난해 조사와 제거로 오염을 줄였습니다.

그래도 2025년까지 제거를 마친다는 목표는 아직 멀다는 것이 보고서 쪽의 평가입니다.

돈도 걸림돌입니다. 이 분야는 몇몇 큰 기부국에 크게 기대 왔고, 2025년 미국이 분야 전체의 지원을 멈추자 일부 프로그램이 멈추거나 끝났습니다. 피해자 지원에 대한 국제 지원은 23% 줄었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같은 협약 아래의 두 규칙

지뢰와 레이저는 멀어 보입니다. 국제 규칙 안에서는 이웃입니다. 지뢰를 다루는 개정 제2의정서, 전쟁 잔류 폭발물을 다루는 제5의정서, 그리고 1995년에 채택된 실명 레이저 무기에 관한 제4의정서가 모두 같은 CCW 아래에 있습니다.

제4의정서가 무엇을 금지하고 무엇을 범위 밖에 두는지는 눈 안전과 국제 규범: 실명 레이저 무기 금지 의정서에서 조약 원문으로 풀었습니다. 두 글을 나란히 읽으면, 지뢰 쪽 규칙이 쓰고 난 뒤의 일까지 다룬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분쟁이 끝난 뒤 치우고, 기록하고, 그 기록을 나누라는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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