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가 골짜기 바닥을 지나 다시 솟구칠 때, 몸이 의자에 꾹 눌리는 느낌이 듭니다. 전투기 조종사는 이 느낌을 훨씬 세게 겪습니다. 미 연방항공청(FAA)의 조종사 안전 안내서에 따르면 군용 전투기와 고성능 곡예기에서는 가속도의 힘이 9 Gs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 힘이 커지면 조종사는 앞이 점점 안 보이다가 정신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몸은 그대로인데 왜 의식이 꺼질까요? 답은 피의 무게에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G가 무엇인지, 피가 어디로 가는지, 그 피를 붙잡으려고 만든 내중력복(anti-G suit)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차례로 봅니다.

G는 무엇을 재는가

사람은 지구 표면의 1 G에 맞춰 살아갑니다. G는 몸이 받는 가속도의 힘이 이 중력의 몇 배인지를 나타냅니다. 급선회하는 조종사는 중력의 여러 배에 해당하는 힘을 느낄 수 있고, 민간기든 군용기든 어떤 항공기도 1 G를 넘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비행기는 어떻게 G를 만들까요? 원을 그리며 도는 물체는 원의 중심 쪽으로 가속됩니다. 이것을 구심 가속도라고 부르고, 선회하는 비행기도 원의 한 토막을 그리며 같은 가속을 받습니다.

물리 교과서 OpenStax의 예제는 제트기가 조종사에게 1 g보다 큰 가속도를 주려면 선회 반지름을 줄이거나, 속도를 높이거나, 둘 다 해야 한다고 정리합니다. 더 좁게, 더 빠르게 돌수록 G가 커지는 셈입니다.

G는 몸에 걸리는 방향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가슴에서 등 쪽으로 걸리는 Gx는 이륙 활주 때 몸을 등받이로 미는 힘입니다. Gy는 어깨에서 어깨로 걸리는 옆 방향 힘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몸의 세로축을 따라 걸리는 Gz입니다. 머리에서 발 쪽으로 걸리면 +Gz이고, 급강하에서 기수를 끌어올리거나 안쪽 루프로 들어갈 때 생깁니다. 발에서 머리 쪽으로 걸리는 -Gz는 기수를 밀어 급강하로 들어갈 때 생깁니다.

단순한 사람 윤곽에 세 축이 그려져 있다. Gz는 머리에서 발까지 세로, Gy는 어깨에서 어깨로 가로, Gx는 가슴에서 등 쪽이다. 오른쪽 목록에 +Gz는 머리에서 발 쪽(급강하에서 끌어올리기, 안쪽 루프), -Gz는 발에서 머리 쪽(밀어서 급강하로 들어가기), +Gx는 가슴에서 등 쪽(이륙 활주), Gy는 옆 방향 힘이라고 적혀 있다
몸에 걸리는 G의 세 축. 방향과 예는 FAA 조종사 안전 안내서의 설명을 옮겼습니다 (도표)(도표)

피에도 무게가 있다

Gz가 왜 위험한지는 피의 무게에서 시작합니다. 서 있는 사람의 발에는 피의 무게 때문에 심장보다 큰 압력이 걸립니다. 교과서의 계산 예에서는 심장과 발 사이를 1.4 m로 잡으면, 멈춰 있는 피 기둥일 때 발의 압력이 심장보다 108 mm Hg 높습니다.

1 G에서도 이 차이는 몸에 흔적을 남깁니다. 오래 서 있으면 다리에 피가 고이고 붓습니다. 꼼짝 않고 오래 서 있어야 하는 군인이 쓰러지는 일이 알려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Gz 역시 머리에서 발 쪽으로 걸리는 힘입니다. 이때 심장과 혈관은 피를 뇌로 계속 보내 의식을 지키려고 G에 빨리 반응해야 합니다. 심장이 더 세고 빠르게 뛰고 혈관이 조이면서 피를 머리 쪽으로 올려 보냅니다.

시야가 먼저 꺼진다

심장이 G를 따라잡지 못하면 가장 먼저 눈이 알아챕니다. 눈은 혈류가 줄어드는 데 매우 민감합니다. 혈관이 G를 따라가지 못하면 망막(retina)에 피가 넉넉히 가지 않습니다.

FAA 안내서가 적은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주변 시야가 사라지는 터널 시야(tunnel vision)가 오고, 시야가 더 좁아지는 총열 시야(gun barrel vision)로 이어집니다. 그 뒤 곧 그레이아웃(gray out)과 블랙아웃(blackout)이 올 수 있습니다.

G가 빠르게 계속 걸리면 끝내 G에 의한 의식 상실(G-induced loss of consciousness, G-LOC)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조종사는 의식을 잃고 비행기를 조종할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FAA는 이것이 군과 민간 항공의 너무 많은 사망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원 다섯 개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놓여 있다. 정상 시야, 주변이 어두워진 터널 시야, 가운데만 작게 남은 총열 시야, 회색이 된 그레이아웃, 검게 된 블랙아웃 순서이고, 그 뒤에 G-LOC가 올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아래 두 상자에 천천히(초당 0.1 G 정도) 걸리면 시야 증상이 먼저 오고, 빠르게(초당 1 G 이상) 걸리면 시야 경고 없이 G-LOC가 올 수 있다고 적혀 있다
+Gz가 커질 때 시야가 꺼지는 순서와 G가 걸리는 빠르기에 따른 차이. FAA 안내서의 설명을 그림으로 옮긴 것입니다 (도표)(도표)

시야가 늘 미리 알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은 G가 걸리는 빠르기에 따라 다릅니다. 초당 0.1 G 정도로 천천히 걸리면 시야 증상이 G-LOC보다 먼저 옵니다. 초당 1 G 이상으로 빠르게 걸리면 시야의 경고 없이 G-LOC가 올 수 있습니다.

거꾸로 걸리는 G

-Gz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사람 몸은 +Gz보다 -Gz를 견디는 데 더 약합니다.

-Gz에서는 피가 목정맥을 따라 심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머리로 가는 동맥 피는 늘어납니다. 이번에도 매우 민감한 망막 때문에 레드아웃(red out)이라는 시력 상실이 옵니다.

다리와 배를 조이는 옷

피가 다리로 몰린다면, 다리를 바깥에서 눌러 주면 어떨까요? 내중력복은 이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1930년대 말 캐나다에서 프랭크스(W.R. Franks)가 만든 옷은 종아리, 허벅지, 배를 눌러 그 자리 정맥에 피가 고이지 않게 했습니다. 이 옷이 블랙아웃과 의식 상실을 막고 피로를 늦췄다고 캐나다 과학혁신박물관 Ingenium의 소장품 기록은 설명합니다.

오늘날의 G-suit도 같은 일을 합니다. G-suit는 공기를 채운 주머니로 피가 다리에 고이지 않게 하고, NASA는 오래전부터 이 옷으로 시험 조종사가 큰 가속도에서 정신을 잃지 않게 해 왔습니다.

치약 튜브의 아래쪽을 쥐면 내용물이 위쪽에 머무는 것과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피가 혈관 속을 돌고 있어서 심장이 계속 피를 올려 보내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옷은 심장의 일을 대신하지 못하고, 피가 아래로 고이는 것을 줄여 줍니다.

같은 생각은 땅 위에도 있습니다. 종아리에 감는 탄력 붕대는 다리에 피가 고이는 것을 막고, 정맥이 피를 심장으로 돌려보내도록 압력을 더해 줄 수 있습니다.

사람 윤곽 두 개를 나란히 그린 개념 그림. 왼쪽은 옷 없이 +Gz를 받을 때로, 붉은 화살표가 피가 다리 쪽으로 몰리는 것을 보여 주고 눈과 뇌로 가는 피가 줄어든다고 적혀 있다. 오른쪽은 내중력복을 입었을 때로, 배·허벅지·종아리의 주머니가 안쪽으로 눌러 피가 심장과 머리 가까이 머문다고 적혀 있다. 압력 값은 없다
내중력복은 배와 다리를 바깥에서 눌러 피가 아래로 고이지 않게 합니다. 값이 없는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물주머니에서 공기주머니로

토론토 대학의 의학연구 교수였던 프랭크스 박사는 1930년대 말부터 1940년대까지 캐나다에서 가속도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첫 시제품은 얇은 면으로 프랭크스 자신의 몸에 맞춰 지었습니다. 안에 얇은 고무 주머니를 붙여, 입은 사람의 온몸을 얇은 물 막이 감싸게 했습니다.

프랭크스는 이 옷을 입고 복엽기에서 직접 시험했습니다. 그러다 몸의 모든 곳이 같은 보호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고 시제품을 고쳤습니다. 옷은 통제되고 되풀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시험해야 했기에, 사람이 타는 원심분리기인 R.C.A.F. 가속기도 따로 지었습니다.

Ingenium의 기록은 이 옷의 Mark III 모델(F.F.S.)을 세계 어디서든 실제 항공 작전에 쓰인 첫 내중력복으로 적습니다.

미국 쪽의 옷도 남아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이 2차 세계대전 항목으로 소장한 미 육군항공대(USAAF)의 G3A 내중력복은 올리브색 나일론으로 만들었고, 다리 뒤와 허리에 끈이, 다리 안쪽과 허리에 지퍼가 달려 있습니다.

물 막으로 시작한 옷은 오늘날 공기를 채운 주머니를 씁니다. 쓰임도 넓어졌습니다. 우주비행사는 지구로 돌아오는 재진입 때 G-suit를 입어 팔다리를 조이고 피를 머리 쪽으로 밀어 올립니다.

비행기 밖으로 나간 일도 있습니다. 1969년 NASA 에임스 연구센터는 출산 뒤 몇 주가 지나도 피가 멎지 않던 여성을 위해 G-suit를 여러 압력을 낼 수 있게 고쳐 병원에 보냈습니다. 낮은 압력으로 10시간을 입은 뒤 그 여성은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옷만으로는 모자라다

내중력복을 입어도 몸이 해야 할 몫이 남습니다. 군 조종사들은 안티 G 힘주기 호흡(anti-G straining maneuver, AGSM)을 연습합니다. 닫힌 성문에 맞서 폐의 공기를 밀어내면서 종아리, 허벅지, 어깨 근육을 함께 조이는 몸의 기법입니다.

이 저항은 피가 뇌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목동맥의 압력을 높여 G 내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FAA는 다치지 않으려면 1 G에서 100% 힘으로 시도하지 말라고 주의를 줍니다.

몸의 상태도 G 내성을 바꿉니다. 탈수, 피로, 배고픔, 약은 G 내성을 떨어뜨리고, 같은 사람이라도 날마다 G 내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핏속을 도는 혈액량이 늘어 심장이 뇌에 산소를 실은 피를 보내기 쉬워집니다.

대부분의 민간 항공기에는 내중력복을 쓸 장비가 없습니다. 그래서 민간 조종사에게는 잘 쉬고, 물을 마시고, 몸을 단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런 조종사가 더 높은 G를 견딜 수 있다는 것이 FAA 안내서의 설명입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망막

이 글에서 가장 먼저 탈이 난 곳은 눈이었습니다. 피가 조금만 모자라도 망막이 먼저 반응해 시야가 좁아집니다.

레이저 안전에서도 눈은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곳입니다. 원인은 다릅니다. G에서는 망막으로 가는 피가 모자라서이고, 레이저에서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 때문입니다. 레이저 등급과 보안경 표시를 읽는 법은 레이저 안전: 등급과 보안경 읽는 법에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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