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에서 레이저(laser) 포인터로 벽을 비추면 붉은 점이 생깁니다. 포인터를 쥔 사람이 아니어도, 방 안 누구나 그 점을 볼 수 있습니다. 빛이 벽에 닿아 사방으로 흩어지기 때문입니다.
레이저 유도폭탄은 이 평범한 현상 위에 서 있습니다. 누군가 표적을 레이저로 비추고, 떨어지는 폭탄은 그 점에서 흩어져 나온 빛을 찾아 다가갑니다. 그런데 폭탄은 어떻게 남이 비춘 점을 알아볼까요?
폭탄이 따라가는 것: 빛 한 점
레이저 유도폭탄은 대개 새로 만든 폭탄이 아닙니다. 널리 알려진 레이저 유도 키트 계열인 페이브웨이(Paveway)는 무유도 폭탄에 붙는 장치입니다. 폭탄 앞(코)에는 표적을 표시하는 레이저를 찾는 탐색기가 붙고, 뒤에는 폭탄을 표적으로 이끄는 꼬리 키트가 붙습니다.
존스홉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는 이런 무기를 "레이저가 비춘 밝은 점을 스스로 찾아가는" 공중 발사 무기로 설명합니다. 폭탄이 따라가는 것은 표적 그 자체가 아니라 표적 위의 빛 한 점입니다. 키트가 어떻게 생겼고 정밀유도폭탄 전체에서 어디쯤 놓이는지는 정밀유도폭탄: 평범한 폭탄에 무엇이 더해질까에 더 자세히 있습니다.
빛은 어떻게 되돌아오나: 거친 면의 난반사
표적에 닿은 레이저 빛은 어디로 갈까요? 답은 표적 겉면이 매끄러운지 거친지에 달려 있습니다. 거울처럼 매끄러운 면은 빛을 정해진 각도로 반사합니다. 반사각이 입사각과 같다는 반사의 법칙 그대로, 평행하게 들어온 빛은 한 방향으로만 나갑니다.
거친 면은 다릅니다. 빛이 면의 여러 부분에 서로 다른 각도로 닿기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반사됩니다. 이것을 난반사(diffuse reflection)라고 합니다. 종이 한 장을 어느 각도에서도 볼 수 있는 것, 사람과 옷과 나뭇잎과 벽이 모든 쪽에서 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레이저 유도폭탄에는 이 흩어짐이 중요합니다. 표적이 빛을 여러 방향으로 흩어 보내기 때문에, 레이저를 쏜 곳이 아닌 다른 자리에서도 그 점이 보입니다. 빛이 여러 방향으로 튀어 나가는 현상을 넓게 산란(scattering)이라고도 부릅니다.
탐색기는 벽의 붉은 점을 찾는 눈과 비슷합니다. 실제로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탐색기에 닿는 빛은 흩어진 빛 가운데 일부뿐이고, 그 빛은 공기를 지나는 동안 날씨의 영향도 받습니다.
비추는 쪽과 따라가는 쪽: 반능동 유도
유도 무기의 탐색기는 무엇을 받느냐에 따라 수동, 반능동, 능동으로 나뉩니다. 레이저 유도폭탄은 그 가운데 반능동 레이저 유도(semi-active laser guidance)를 씁니다. 반능동 방식에서는 빛, 레이저, 적외선, 전파 같은 에너지의 빔을 표적에 비춰 표적을 표시합니다.
이 빔은 무기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발사한 쪽이나 그 가까운 곳에서 나옵니다. 무기의 탐색기는 스스로 빔을 쏘지 않고, 표적에서 반사된 에너지를 받아 표적을 따라갑니다. 표적을 비추는 장치를 레이저 표적 지시기(laser designator)라고 부릅니다.
능동 방식은 무기가 조명기를 직접 싣고 스스로 표적을 비춥니다. 조명기를 더하면 비용이 들고 무기가 무거워집니다. 반능동 방식은 그 조명기를 무기에 싣지 않고, 비추는 일을 무기 밖의 다른 장치에 맡깁니다.
탐색기는 점을 어떻게 붙드나
탐색기가 하는 일은 레이저 유도폭탄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APL의 호밍 유도 기초 해설은 탐색기의 일을 넷으로 꼽습니다. 표적을 잡은 뒤 계속 따라가기, 표적을 바라보는 선(시선)의 각도나 그 각이 바뀌는 빠르기 재기, 몸체의 흔들림에서 스스로를 안정시키기,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접근 속도 재기입니다.
따라가는 방법의 바탕은 어긋남을 줄이는 것입니다. 호밍 탐색기는 대개 표적이 자기 시야 가운데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곧 추적 오차를 잽니다. APL이 예로 드는 짐벌 탐색기는 그 오차가 줄어드는 쪽으로 탐색기의 방향을 돌려 표적을 시야 안에 둡니다. 이것은 호밍 탐색기 일반의 설명이라, 레이저 유도폭탄의 탐색기가 실제로 어떤 구조인지까지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호밍 미사일에서 그다음 고리는 유도 법칙과 자동조종장치입니다. 유도 법칙은 표적 정보를 받아 무기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정하고, 자동조종장치는 그 명령을 받아 날개 같은 조종면의 명령을 냅니다. 레이저 유도폭탄에서는 이 방향 정보가 결국 폭탄을 표적으로 이끄는 꼬리 키트의 움직임으로 이어집니다. 폭탄 안에 운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베트남에서 걸프전까지
정밀유도무기(precision-guided munition, PGM)는 베트남 전쟁에서 레이저 유도폭탄이 나오며 두드러졌습니다. 1972년 4월 적은 수의 레이저 유도폭탄이 탄호아 다리를 무너뜨린 일이 자주 드는 예입니다. 1960년대의 기술 배경과 이 다리 이야기는 정밀유도폭탄: 평범한 폭탄에 무엇이 더해질까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 뒤에는 이 무기를 둘러싼 말을 점검한 평가가 나왔습니다. 가장 발전한 유도 장치인 페이브웨이 III의 제조사는 "한 표적, 한 발"을 내세웠고 국방부 관계자들도 이 말을 썼습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1997년 평가에서 페이브웨이 III 표적을 표본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각 표적에 적어도 두 발이 떨어졌고, 그래서 이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점 표적 하나에 든 레이저 유도폭탄은 그 전쟁과 앞선 전쟁의 무유도 탄보다 분명히 적었고, 특히 중·고고도에서 그랬습니다. 광고 문구와 실제 기록은 달랐지만, 무유도 탄과의 차이는 기록에도 남았습니다.
빛이 닿지 않을 때
앞에서 본 난반사가 일어나도, 빛은 표적까지 가는 길과 탐색기로 돌아오는 길을 모두 지나야 합니다. 그 길에 구름이나 연기가 끼면 어떻게 될까요?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중·고고도로 난 항공기는 구름, 연무, 연기, 높은 습도에 더 많이 드러났고, 레이저 유도폭탄용 표적 지시기가 방해를 받았습니다. 습도 같은 가벼운 날씨도 이런 센서를 약하게 하거나 못 쓰게 했습니다.
레이저 키트에 위성항법을 더한 키트도 나왔습니다. 1990년대 후반의 페이브웨이 IV는 정확도를 높이려고 위성 유도를 더했습니다. 제조사 RTX는 새 페이브웨이가 GPS와 관성항법 기능을 갖췄고, 레이저 유도의 정확성·유연성에 GPS 유도의 전천후 능력을 합쳤다고 소개합니다. 만든 회사가 내세우는 장점입니다.
누가 표적을 고르나
반능동 방식에서는 표적을 고르는 일이 탐색기보다 비추는 쪽에 있습니다. APL은 반능동 체계에서 조명원이 표적 선택을 대부분 맡는다고 설명합니다. 폭탄은 비춰진 점을 따라갈 뿐, 어떤 점을 비출지는 정하지 않습니다.
이 구분은 정책 문서에도 나타납니다. CRS가 정리한 미 국방부의 무기 체계 자율성 지침은 조작자가 손으로 이끄는 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그 예로 레이저 유도탄과 유선 유도탄을 듭니다. 사람의 판단이 무기 안 어디에 놓이는지는 자율무기와 인간 통제: AI는 어디까지 판단할까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레이저와 맞닿는 점: 눈 안전
레이저 유도폭탄의 레이저는 표적을 데우는 무기가 아니라 길을 알려 주는 표시입니다. 그래도 레이저는 레이저입니다. 미 육군 안전센터는 모든 레이저 체계에 등급을 밝힌 경고 표시가 있어야 하고, 병사가 쓰는 거리 측정기와 표적 지시기에도 이 표시가 붙는다고 안내합니다.
반사에 대한 안내도 등급에 따라 다르므로, 장비에 붙은 경고 표시로 등급부터 확인합니다. 이 기사가 옮긴 2007년 미국 표준 협회(ANSI) 기준 표에서 등급 4 레이저는 빔에 바로 노출될 때 위험하고, 그 가운데 일부는 난반사로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등급 3 레이저는 빔을 바로 보거나 거울 같은 정반사를 볼 때 위험하고, 난반사는 보통 위험하지 않습니다. 레이저 등급의 뜻은 레이저 안전 등급(laser safety class)과 레이저 안전: 등급과 보안경 읽는 법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안전 수칙의 첫 줄은 사람 얼굴에 레이저를 겨누지 않는 것입니다. 육군 군의감의 당부는 더 짧습니다. 레이저를 장전된 무기처럼 조심해 다루라는 것입니다. 날씨가 레이저 빛을 어떻게 줄이고 흐트러뜨리는지는 레이저 무기에도 같은 물음이라, 대기 전파: 흡수, 산란, 난류, 열 블루밍에서 이어집니다.
다음에 읽을 글
- 미사일 탐색기: 무기 앞부분의 "눈": 레이저 점을 찾는 탐색기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 봅니다.
- 레이저 표적 지시기: 빛으로 목표를 가리키는 장비: 점을 만드는 쪽의 원리와 역사를 봅니다.
- 대기 전파: 흡수, 산란, 난류, 열 블루밍: 구름과 연기가 레이저 빛을 막는 까닭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