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 해 질 녘 군함 갑판을 잘라 보인 그림. 갑판에 닫힌 해치가 격자로 있고, 그 아래에서 ㄴ자 통로가 옆의 좁은 배기구로 이어져 따뜻한 김이 위로 흩어진다. 실제 장비가 아니다
실제 장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AI 생성 이미지)

콜드런칭은 바깥의 힘으로 미사일을 먼저 밀어내고, 발사 장치를 벗어난 뒤에야 모터를 켜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반대편에 핫런칭(hot launch)이 있습니다. 미사일이 발사관 안에서 곧바로 자기 로켓 모터를 켜고, 그 추력으로 발사관을 빠져나갑니다.

순서 하나만 바뀐 것 같지만 뒤에 남는 숙제가 다릅니다. 모터가 안에서 켜지면 불꽃과 뜨거운 배기가스도 발사관 안에서 생깁니다. 갑판 아래에 묻힌 함정의 발사대라면 이 가스를 어디로 내보낼지부터 풀어야 합니다. 핫런칭의 뜻과 그 가스가 지나는 길, 두 방식의 장단점을 국내 학회 논문과 제조사 자료로 따라가 봅니다.

핫런칭이란: 발사관 안에서 모터를 켠다

미사일을 발사관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2017년 한국추진공학회 학술대회 논문은 로켓모터 추진력의 일부를 사출에 쓰는 방식을 "부스터 발사방식(hot launch)", 별도의 동력원을 쓰는 방식을 "사출발사방식(cold launch)"이라고 부릅니다. 앞의 것이 이 글의 핫런칭입니다.

핫런칭에서는 발사관을 떠나는 힘도 미사일 자신의 모터에서 나옵니다. 모터가 켜지는 순간부터 미사일은 자기 힘으로 움직입니다. 콜드런칭처럼 미사일을 밀어낼 별도의 동력원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 출발점에서의 차이입니다.

차고 안에서 시동을 걸고 몰고 나가는 자동차를 떠올리면 그림이 잡힙니다. 차는 제 힘으로 나가지만, 배기가스는 차고 안에 먼저 찹니다. 실제로는 미사일의 화염이 고온 고압이라서 창문을 여는 정도로는 해결되지 않고, 화염을 견디며 밖으로 이끄는 전용 통로가 따로 필요합니다.

콜드런칭과 나란히 놓기

두 방식을 가르는 것은 모터를 언제, 어디서 켜느냐입니다. 핫런칭은 발사관 안에서, 콜드런칭은 발사 장치를 벗어난 뒤에 켭니다. 이 차이 하나가 발사대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바꿉니다.

두 줄 순서 도표. 위 줄 핫런칭은 발사관 안에서 모터가 켜지고 그 추력으로 미사일이 발사관을 떠난다. 아래 줄 콜드런칭은 바깥의 힘이 미사일을 밀어낸 뒤 발사 장치를 벗어나서 모터가 켜진다
핫런칭과 콜드런칭의 차이는 모터를 켜는 자리입니다. 실제 장비 모양이 아닌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항목핫런칭콜드런칭
발사관을 떠나는 힘미사일 자신의 로켓 모터 추진력별도의 동력원
모터를 켜는 때발사관 안에서발사 장치를 벗어난 뒤
발사관 안의 부스터 화염있음없음
함정 발사대에 더 필요한 것화염과 배기가스를 내보낼 길밀어내는 장치와 그 에너지원

잠수함 쪽 예는 순서가 반대입니다. Lockheed Martin의 역사 글은 물속 발사에 땅 위 발사와 아주 다른 기술이 필요했다고 적습니다. Polaris는 압축 공기 흐름에 밀려 잠수함을 떠났고, 1단 엔진은 안전한 거리에 이른 뒤에야 켜졌습니다.

한 발사대가 두 방식을 함께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Roketsan은 함정용 수직발사 체계 MİDLAS가 여러 종류의 유도탄을 핫 또는 콜드 방식으로 쏠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발사대 하나가 어느 한 방식에만 묶이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불꽃과 배기가스는 어디로 가나

함정 수직발사대(vertical launching system, VLS)는 함정 안에 설치해 유도탄을 수직으로 쏘는 장치입니다. 발사관이 갑판 아래에 들어 있으니, 안에서 모터를 켜면 화염은 먼저 함정 아래쪽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화염처리장치(gas management system, GMS)가 이 화염을 함정 밖으로 안전하게 내보냅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자가 2013년에 낸 논문에 따르면 화염처리장치의 주요 구성품은 연실(plenum)과 연통(uptake)입니다. 연실은 유도탄 아래에서 나오는 화염을 받아 내면서 연통 쪽으로 이끕니다. 연통은 그 화염을 함정 밖으로 내보내는 통로입니다.

함정 수직발사대의 단면 개념도. 발사관 안에서 생긴 화염이 아래의 연실로 내려가 옆의 연통을 타고 갑판 위 함정 밖으로 나간다
화염처리장치의 구실: 연실이 화염을 받아 연통으로 이끌고, 연통이 함정 밖으로 내보냅니다. 치수와 재료가 없는 개념 그림입니다 (도표)(도표)

두 구성품은 고온 고압의 화염을 정면으로 받습니다. 그래서 열로부터 보호해야 하고, 안쪽에서 미는 압력도 견뎌야 합니다. 앞에서 든 자동차 비유로 치면 차고에 붙은 환기 통로인데, 이 통로 자체가 불길을 버텨야 하는 셈입니다.

발사 장치가 견뎌야 하는 것

화염처리장치가 버텨야 하는 짐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발사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고온 고압의 열 충격입니다. 다른 하나는 탄 구속 발사(restrained firing) 때의 열 충격입니다.

탄 구속 발사는 유도탄이 발사관 안에 묶인 채 모터가 끝까지 타 버리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정상 발사라면 미사일은 곧 발사관을 떠나지만, 이때는 화염이 처음부터 끝까지 발사대 안에 머뭅니다. 연실과 연통은 이런 완전 연소 구속 발사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화염은 발사대 안에서만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2014년 한국항공우주학회지 논문은 로켓 화염이 발사 장치와 인접 구조물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보고, 함정에서 유도탄을 쏠 때 화염이 인접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했습니다.

한국의 새 함정 발사대 소식에도 배기가스 이야기가 나옵니다. Janes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차세대 유도무기용 함정 발사대 KVLS-II의 개발 완료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KVLS-II는 한국이 개발한 수직발사체계(K-VLS)를 발전시킨 것으로, 앞 세대보다 발사 때 나오는 고온·고압 배기가스를 더 잘 견뎌 더 큰 유도탄도 담을 수 있다고 이 보도는 전합니다.

어느 쪽을 고를까: 자료가 드는 장단점

2017년 논문은 두 방식에 저마다 장단점이 있어 발사 플랫폼의 상황에 맞춰 고른다고 봅니다. 콜드런칭의 약점은 구조입니다. 모터 대신 별도의 에너지원이 있어야 하니 장치가 더해지고 구조가 복잡해집니다.

대신 콜드런칭은 미사일이 발사관을 벗어나는 데 드는 추진기관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뒤집어 보면 핫런칭은 모터 에너지의 일부를 발사관을 떠나는 데 쓰는 방식입니다. 그 덕분에 밀어내는 장치를 따로 두지 않아도 됩니다.

화염도 갈림길입니다. 부스터 화염이 없으니 사출발사 쪽은 발사 플랫폼과 유도탄의 생존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핫런칭 쪽에서는 그 화염을 앞에서 본 화염처리장치가 받아 냅니다.

제조사들은 콜드런칭 쪽의 장점을 더 듭니다. L&T MBDA는 Sea Ceptor의 소프트 수직발사(soft vertical launch, SVL)가 "기존의 핫 수직발사"보다 성능과 안전이 낫고, 발사 신호가 작으며 갑판이 받는 부담이 준다고 소개합니다. MBDA의 CAMM 자료표도 이 기술이 체계 무게를 줄인다고 적습니다.

모두 자기 제품을 소개하는 회사의 말입니다. 학회 논문이 적은 대로 두 방식은 발사 플랫폼에 따라 고르는 것으로 보는 편이 자료에 맞고, MİDLAS처럼 둘 다 받는 발사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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